성과주의 한계 '팀 중시 문화'로 뛰어넘어라

image: Julie Gebauer

(2011년 9월 17일) 줄리 게바우어 타워스왓슨 인사관리부문 대표가 최근 서울 종로에 위치한 타워스왓슨 코리아 본사에서 매경 MBA팀과 만나 성과제도 등 인사관리 전반에 대한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의 업무 역량을 최대화할 수 있을까.

이는 직원 100명인 중소기업부터 전 세계적으로 임직원 약 10만 명을 채용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기업이 직면한 과제다. 기업 인사 담당자는 물론 최고경영자들은 어떤 직원을 뽑아 어디에 배치하고, 어떻게 평가할지, 성과는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지, 누구를 승진시켜야 하는지 등을 늘 고민하고 있다.

이 작업이야말로 회사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성과ㆍ보상관리 시스템과 연봉제도는 이런 기업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중요한 틀로 자리 잡고 있다. 연봉제와 성과주의는 `과학적 인사관리 시스템`으로 인식되면서 많은 최고경영자(CEO)와 인사 담당자들을 사로잡았다. 미국에서 태동해 십수년 전에는 연공서열과 호봉제로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한국 기업에까지 적용되고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많은 문제점을 노출해 기업들에 새로운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매일경제 MBA팀은 인사와 인재관리 영역에서만 25년간 컨설팅해 온 인사 관련 최고 컨설팅 그룹 타워스왓슨의 줄리 게바우어(Julie Gebauer) 인사ㆍ인재관리 부문 대표를 만나 인사관리와 인재경영의 해법을 들었다.

그녀는 `성과주의의 한계와 문제`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국내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팀장의 역할`을 강조했고 팀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높이 평가받고 성공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 등 한국의 대표적 글로벌 기업이 최근 개인의 `성과주의`가 갖는 한계에 봉착했다. 개인별 성과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업무 지식과 노하우가 공유되지 못하고 조직 분위기만 망쳐 놓는다는 분석이다. 경영자는 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우선 기업의 문화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부터 살펴봐야 한다. 협동, 팀워크, 공정함 등은 언제나 조직의 핵심 가치여야 한다. 그렇게 돼 있지 않다면 애초에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다. 따라서 경영자는 기업 내에서 평가 등의 우선순위를 개인 성과에 두지 말고 팀별 성과에 둬야 한다. 또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 해도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image: Figure 1

-팀별 성과를 강조했는데 팀 성과를 높이기란 쉽지 않다. 개인 성과와 팀 성과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나.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있나.

"개인의 성과는 있는데 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지 못할 때 좋은 평가 결과가 나올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면 자연스레 팀워크는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팀매니저(팀장)가 개인을 모두 잘 알고 팀 내부 사정을 잘 알아야 한다. 팀매니저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팀 전체에 강한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평가를 내리는 문화가 조직에 뿌리 깊이 박힌다면 모두가 팀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가치를 강조해 협동을 이끌어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가치를 한껏 올려놓았다 할지라도 팀 내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연말 인센티브 때 파격적으로 인센티브를 깎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개인 성과주의 폐해 극복을 위해 `팀별 성과제`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는데, 어떤 제안을 해줄 수 있나.

"경영진이나 인사 책임자가 개인들에게 팀과의 뚜렷한 관계를 형성해줄 필요가 있다. 개인이 애초에 성과 목표를 설정할 때 팀 목표와 부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매니저가 개인과 팀 성과를 모두 관찰한 후 평가한다는 사실도 알려줘야 한다. 매니저들은 개인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그 조각들이 어떻게 큰 퍼즐을 만드는가를 주시해야 한다. 큰 기업들에 좋은 성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개인일 수 없다. 구조상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일하고 밸런스를 맞춰 인센티브와 상여금 프로그램 등을 만들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 팀, 개인에 이르기까지 개인들에게 연결 고리들을 이해시키고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인재 영입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수한 인재를 무조건 영입해야 한다는 입장과 인재 `한 사람`의 힘은 크지 않고 오히려 팀워크 시너지 효과(공동체주의)가 중요하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나는 후자(공동체주의)가 맞다고 본다."

-개인의 성과도 중요하지 않나?

"개인의 성과를 뒤로 제쳐두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개인의 성과가 중요한 건 맞지만 개인 성과와 팀 성과 간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개인과 팀 그리고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개개인 목표가 돼야 한다. 팀을 위하는 개인이 성공한다. 오랫동안 인사 문제를 컨설팅하면서 승진 문제를 보니 보통 사람들이 자기 자신만 잘하면 승진이 될 줄 알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개인 성과만 높이는 사람은 절대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 이런 사람들에게 좋은 승진 기회가 주어지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승진에는 여러 단계가 있는데 협동심이 없는 사람은 낮은 곳에서 승진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높은 직위에 오르기는 힘들다. 사람들과 함께 일할 줄 알아야 하는 직위에는 절대로 올라갈 수 없는 것이다. 다만 개인 능력이나 성과가 필요 없는 게 아닌 만큼 이를 끌어올릴 수 있는 팁을 하나 주겠다. `미니멈 스탠더드`를 만들어 보라. `못해도 이 정도는 꼭해야 한다`는 룰이 정해져 있으면 그보다 더 잘할 수는 있어도 못하기는 어렵다. 정말 성과가 낮은 사람들에게 `성장`이란 기업 입장에서 무의미할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한선을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국내외에서 `중간관리자` 역할과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특히 신입사원 시절부터 회사의 기업문화와 업무지식을 흡수해온 이들을 회사고유자원(Firm Specific Resource)으로서 관리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대표께서 제시하는 전략은.

"나는 이를 기업자원 관리(enterprise resources management)라 부르는데 이걸 제대로 못하면 회사는 치명적인 위기를 겪게 된다. 기본 원칙부터 순서대로 하나씩 따져볼 필요가 있다. 최고경영자나 임원들과 직원들 사이의 장벽 그리고 직원들 간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 회사 내에 소통이나 업무 장벽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좋은 것이 아니며 임원진이 직원들을 잘 모른다는 의미도 될 수 있다. 효율성 측면에서도 이러한 소통과 이해의 부족은 직원들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이럴 때 중간관리자 역할이 아주 중요해지는 것이다. 직원들이 갖는 가장 위험한 생각은 자신들이 보유한 역량이 기업의 자산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조직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image: Julie Gebauer

더 많은 중간관리자들이 직원과 시간을 보내면서 그 직원들이 어디에 적절한 사람이고 어떤 일을 시켰을 때 효율이 증폭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하고 실제로 변화도 시작해야 한다. 직원들로 하여금 직장을 다니면서 자신의 장점까지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리더십이다. 만약 직원의 재능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여러 가지 일을 시켜보는 것도 좋다. 완벽하게 체계를 갖춘 것은 아니지만 재능관리(Talent management) 시스템도 요즘 부상하고 있는 것 중 하나인데, 앞서 말한 `직원들이 어디에 적절한 사람인지` 고민하는 게 바로 재능관리의 출발이다. 많은 CEO도 여러 곳을 거쳐 자신의 역량을 쌓은 후에 높은 자리에 오른 사례가 많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서 회사 입장에서도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배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고 이때 중간관리자 역할은 더없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한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평생 직장 개념이 지배적이었지만 십수년 전부터 이런 경향이 무너졌다. 어느 업종이든 이직과 스카우트가 활발한데 이것이 전통적인 `기수문화`와 충돌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대표께서 생각하는 해결 방안 혹은 융합 방안은.

"다양한 커리어 경험은 매우 귀중한 것이다. 물론 한 기업에서 지속적인 경험도 물론 중요하다. 비슷한 산업군에서 일자리를 옮겼다 할지라도 대부분은 원래부터 한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은 것보다는 조금 낮게 평가될 수도 있다. 물론 사람들은 이력서를 보고 이력을 인정해주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텃세를 안 부리는 것은 또 아니다. 이력서만 보고 새로운 직장에서 어떤 사람을 위해 꼭 맞는 직업군을 준비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기억해야 할 것은 어느 정도 높은 위치로 올라가면 같은 경력을 갖고도 한 회사에서 성장한 사람이 리더가 되는 예가 많다는 점이다. 그런 게 잘못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어쨌든 외부 영입 인재와 회사 내에서 성장한 인재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 이들에 대한 각각의 공정한 대우 등은 결코 해결하기 쉬운 문제는 아니다. 첫 질문에 대한 답변 중 등장했던 `공정함`이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

-매우 원론적인 질문인데 인사관리는 왜 중요한가. 어려움을 겪던 기업이 인사관리를 잘해서 재도약한 사례가 있나.

"인사관리와 인재경영이야말로 기업의 핵심 전략을 만들어내고 지속시킬 수 있는 유일한 동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기업 자체에 지속적으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것도 인사관리와 인재경영이다. 그저 거창하게 들리는 `획기적인 채용 절차를 갖춰라` `슈퍼 인재를 영입하라`는 등의 얘기를 하고자 함이 아니다. 오히려 훨씬 쉬운 얘기다. 타워스왓슨 고객 중 하나였던 병원을 사례로 들어보면 고객 만족도가 매우 낮았던 한 병원은 환자들과 직원들의 상호작용을 관찰한 뒤 의사나 간호사보다 잡일을 도맡아 해주는 미화원 등의 병원 직원이 환자들과 더 오랜 시간동안 접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청소를 하든, 밥을 가져다주든 이들의 일은 환자들로 하여금 편안하게 병원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해당 병원장은 이들의 교육을 강화시켰다. 직접 환자들과 대화하도록 했고 환자에게 친절하게 대하도록 교육을 시키자 완전히 새로운 병원이 됐다. 10년 전만 해도 망해가는 병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규모 있는 종합병원이 돼 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알기 어려운 작은 부분을 정확하게 발견해 제대로 처방한 것이다. 큰 돈이 들지도 않았고 엄청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지만 곧바로 효과가 나타나 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게 된 좋은 사례다."

-한국 기업들도 인사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이들 기업들에 조언을 해준다면.

"인사관리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병원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직원들에게 어떤 가치와 문화를 심어주고 어떻게 동기를 부여할지 고민하고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모든 직원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건 꼭 강조해야겠다. 이것은 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이며 개발해내야 할 방법이다. 직원들은 그들이 맡은 일에 따라 기업 내에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가 달라지기는 한다.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 각 기업에 특정 영역으로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부서가 가장 중요하다, 어느 직군이 가장 중요하다`를 정해 놓지 말아야 하며 또 가장 중요한 직책이 꼭 높은 직책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앞선 병원 사례에서는 어찌 보면 가장 낮은 직군의 역할이 기업의 성공을 좌우하지 않았는가. 작은 부분, 별것 아니라 생각하던 부분을 잘 살펴보면 인사관리ㆍ인재경영의 해법이 보인다. 내가 공동 저술한 책 `업무몰입도 격차 줄이기(Closing the Engagement Gap)`에서 나는 인사관리와 인재경영의 핵심 프로세스를 제시한 바 있다. 우선 직원을 알도록 하고(Know Them), 그들을 키우고(Grow Them), 영감을 주고(Inspire Them), 함께 하고(Involve Them), 보상하는 것(Reward)이 바로 그것이다."

2011년 9월 17일 매일경제 B04면 게재